일시 : 2008. 11. 9(일) 09:00~
코스 : 여수 섬달천 다리 ~ 이천 ~ 옥적 ~ 서촌 ~ 이목 ~ 장수 ~ 장등 ~ 세포 ~ 백야대교
거리 : 34.5km
동행 : 7명(고락산님, 초록향기님, 자산님, 퀸님, 푸른바람님, 해동, 작음)
후기
계획을 앞둔 며칠 전부터 마음이 조렸다..걱정도 한아름이다.....
일요일 도보는 아들녀석도 물론이고 나조차도 일상적인 삶의 연장선은 아니기에...
틀에 박힌 생활 패턴에서 일시 일탈을 꿈꾸고자 계획했던 코스가 너무 길진 않을까...
한주를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이 걱정이라면 가장 큰 걱정이었다....
일요일 아침...시계소리에 눈을 떴다......
지난 밤 증조할머니 기일 제사를 마치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기에 비몽사몽은
여전하다...
아들녀석을 깨우니 그나마 선선히 일어난다....
준비되지 못한 값을 아침 일찍부터 톡톡히 치른다...급한 마음에 이것 저것 챙겨 담았다...
냉장고에서 꺼낸 떡도 좀 썰고 부침개로 조금 챙겼지만 엊저녁에 미리 준비못한 것이
괜시리 후회가 된다.....
7시 20분...출발했다....아자~~~ 일단 일은 벌린 것....가다 못가면 쉬어 가고 그나마
어려우면 다시 걷지 뭐~~ 하는 심정으로 달렸다....
여수다~~~ 약속시간 9시를 딱 2분 채 남겨놓지 못하고 가까스로 도착했다....에혀~~~
깃발을 든다고 든 사람이 2분 전에 나타나고 도와주겠다고 오신 고락산님...
초록향기님....그리고 자산님께서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신다... 후훗~
어리버리 작음은 별 수 없다...에혀~~~
미리 미리 준비하지 못한 습관으로 그렇게 후회를 하고도 또 늑장을 부린 댓가다....
고락산님의 선두로 출발했다....
여수는 넓고...바다는 푸르럿다.......
하트모양 국화꽃.......사랑의 뜻이 담긴 하트를 마음에 담으며 오늘 일정을 시작했다
부서진 선착장......중간을 반토막 내놓았다....왜 그랬을까?...물어보기 전엔 알 수 없을 터였다....
선착장 끝 가로등 밑에 놓인 냉장고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천교회 앞......아이들이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한다.....일요일은 주일날이라 교회에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들...이들 눈에는 우리가 이방인이라는 표식이 바로 보이나 보다..
어리버리 몽이가 눈자위를 풀면서 바라본다.....오늘 좋은 경험 해봐야지?....네~~~
이천 해안.....차가워진 날씨의 바닷가는 그 어느때보다도 을씨년스럽다...
물이 빠지고 갯벌이 들어난 가을 바다는 더욱 그렇다...
늦가을....때 늦은 국화꽃들이 만개해 가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그래~ 한창때 아름다움....그 때는
맘껏 뽐을 내보는 거야~~
어설픈 나무조각과 어설픈 국화밭이어도 귀한 때의 자리는 더욱 빛난다....고맙다...덕분에 마음이
더 따뜻해지네.....
길을 따라 걷는다.....이 길을 걷다보면 백야도가 앞에 있을터였다....
해변가 예쁜집......해안을 걷다보면 때 기대없던 호사를 누릴 때가 있다... 주인 정성이 옴팍 담겼을 듯한
예쁜 집이 가을철 단풍과 바다를 배경으로 예쁜 그림을 그린다....
머그내 통나무집.... 반대편 산둘레를 걸어오다 바다 건너 보이던 집.....절벽을 자락으로 예쁜 자태를
뽐내던 집이 있어 궁금해했는데...와서보니 머그내통나무집이다..... 한적히 지나는 길에
꼭 차한잔마시고 싶은 곳....
꼭 닫힌 문창문 사이로 안을 내다보던 초록향기님과 자산님....안도 정말 예뻐요~~~
그 문앞에 아들이 포즈를 취한다......바닥의 VIP타일이 한층 고급스러워 보인다.....
상수리인가...도토리인가.......자문님께서 상수리도 도토리도 아니라 하신다....그럼 이게 뭐지? 떡갈나무과
의 도토리 종류이긴 하지만 제가 지목한 그 것은 아닌 듯 싶단다....
조그만 수협건물 앞....무슨 경사가 있나?...해안가..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길을 걷다 모처럼 여럿이
모인 사람들을 보니 반갑다.....이것 저것 물건을 실으며 서로 나누는 목소리가 요란하다
왕거미 한마리......꽤 큰 왕거미 한마리가 진을 치고 있다.....해풍에 날라오는 먹이를 기다리나 보다....
가을철 거미줄을 방해하는 건 나뭇잎도 한몫 크게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멋진 황소와 쟁기....참으로 멋지게 생긴 황소한마리를 보았다....마침 쟁기를 끌고 일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어라? 황소가 뿔났다....쟁기를 끌고 도로밖으로 뛰쳐나와버린다....코뚜레를 끌며 당겨보지만 소 힘이
보통이 아니다.....
예쁜 그림의 도보꾼들......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행복을 새삼 깨닫게 한다.......혼자 이길을 터벅 터벅하고
있다면....... 이들의 뒷모습에 취해 나도 모르게 걸어지나 보다.....
농협에 갖고 나갔다가 흰고구마가 섞혀 있다고 해서 퇴짜 맞고 오셨단다.....할머니 그래서 그 가마니 전부
다시 골라 담으시는거예요?...에효~ 젊은 것들이라도 좀 도울 일이지.....
개집 마냥 큰 우체통을 보았다.....해안가 도로를 끼고 하얀 옷을 입은 이테리식 주택....삶의 풍류를 아는
사람이 지은 집인 듯...잘 꾸며놓았다.....문앞의 우체통도 이색적이다....
아스팔트 위의 호박 한덩이......누가 내어놓았을까....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다.....화양면을 지나는
내내 길가에 놓인 곡식들이 즐비함을 느꼈다...누구하나 지키는 사람없이 널려있다....사람들의 마음이
아름다운 곳임을 새삼 느낀다......
유자나무.......네그루의 유자나무가 노오란 유자를 가득 담은채 한곳에 서 있다....한그루의 나무마냥....
가득 매달린 노오란 유자색이 늦가을 갈색으로 변해가는 주위 배경 위로 백미다.....
점심시간.....가방에 있던 먹거리들을 모두 내어놓았다.....자산님과 초록향기님의 김밥과 찰밥..그리고
여수의 돌산갓 김치......무거운 짐 덜어주는 게 미덕이라시며 자꾸 권하신다...후훗~ 어렵사리
짊어지고 오신 수고로 인해 갑절로 귀하게 보이는 음식들이다......
식후 걸음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늘상 뒤 처지시던 자산님이 모처럼 보조를 맞췄다...초행길 너무
무리한 코스를 잡으셨을까 많이 힘들어 하신다.....
갈대밭이다....옥적에서 서촌으로 빠져나오는 하천가 둑방길......부풀어 오를만큼 오른 갈대꽃이 산발한
머리마냥 흩날린다......
무성한 갈대가 있어 여유있는 가을 낮 한때를 맛보지만 무언가 모른 쓸쓸함이 베어나온다....
뚝방길을 걸으며.....걷는 길들이 많이 떨어져 있다....중간에 합류한다는 퀸님과의 약속으로 먼저 걸으신
고락산님....점차 지쳐가는 늦은 후발로 따라오시는 자산님과 초록향기님.....고생 많으
셨지요~~
해동이와 자산님......자~ 어서 어서~~ 조금만 더 가서 쉬자구요~~~
파아란 싹이 돋는 볏자리 논.........가을 추수를 마친 논에 파아란 새순이 솟아있다.... 초 봄 새순은
생명을 담아 금지옥엽이지만 가을 새순은 찬이슬과 함께 버려진다....이 세상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임을 가르쳐 준다...
퀸님이 합류하다.......13.8킬로 지점에서 퀸님과 합류하여 새로운 출발의 즐거움을 갖는다..19킬로미터
지점 이목과 장수를 나누는 안양산 줄기 언덕을 넘어간다
자~ 어때요...제 포즈~~ 상큼한 아오리 사과마냥 신선한 기운을 전해주는 님~~~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해동이와 퀸님.....해동아 일루 와봐....사진 찍자.....어어~~ 저 힘든데....쿡~ 그래두 같이 찍자.....후훗~
푸른 바람의 고생.....이른 백야도에 차와 함께 놔두고 올 계획이었던 짐을 부득이하게 달천부터 짊어지고
가는 바람님...에혀~ 좋은 일 할려다가 낭패를 보게 되어버렸네요....
반듯한 자세로 유쾌한 걸음걸이를 옮겨주시는 고락산 형님....화이팅이지요~~~
힘든 언덕길 끝에는 반드시 반대편 그림이 있다..... 안양산 오름재 끝에서 바라보는 화양리 앞 다도들.....
나무들 사이로 빼꼼히 내민 안개낀 그림이 참 예쁩니다...
자 어서 오세요~~~~올라 옴과 내림의 경계선을 이루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항상 밝은 미소 퀸님.....자~ 저도 다 올라왔으니...이젠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다도~~~ 섬과 섬으로 연결된 저곳이 전남 해안의 또 하나 보고 중의 보고랍니다....
여수팀의 환상 콤비.....고락산님과 퀸님.....바다를 배경으로 포즈....
떨어지는 햇살을 위로 하고 이렇게도 찍어봅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일.......먼저 나서 기록을 남기는 님이 아름답습니다....
아들아~ 편히 걸을 수 있고 편히 즐길 수 있는 걸음이었다면 이곳에 너를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힘든
걸음 가운데서 네 그릇만큼 깨닫고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저기 보이는 사진 끝에 가면 생굴을 파는 곳이 있다길래 서둘러 앞으로 나가갑니다.....이곳까지 왔는데..
이곳 특산물에 입은 대보고 가야지요....
저 멀리 백야도가 어슴츠레 모습을 내어보인다.....후훗~ 걱정하고 두려워했던 이 길도 드디어 끝이
보여가니 한층 생기가 돋지만 갈수록 다리는 무거워만 진다....
왠종일 구름이 가득 있어 낙조를 못볼 꺼라 했건만....석양무렵....개이는 하늘은 일품의 낙조를 만들어냅니다
고맙다....구름아~
석양을 배경으로 보이는 퀸님의 실루엣.....어두워 살펴볼 수 없지만 함박 웃음이 가득 담긴 모습입니다.
고락산님의 실루엣도 한몫 크게 합니다...... 든든한 인도행 지기.......
다도의 끝자락에 걸린 해...이제 하늘도 점차 어두워지겠지요~~~ 모두 다 어서 서두릅시다...아직 7~8킬로
가 더 남았습니다.....
해넘이가 끝나고...드디어 주위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핸폰 카메라의 한계상 이곳까지의
사진이 전부입니다...
함께 해주신 고락산님.....퀸님.....초록향기님.....푸른바람님.....자산님....그리고 해동이 모두 모두 좋은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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