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돌아보기

[스크랩] `1박2일` 사도와 낭도, 사랑도 가는 길

고락산 2012. 7. 17. 08:30

 

 

 

 

 

 

여름휴가는 남해안 섬으로

‘시원한 바다’가 생각나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찌는 듯한 더위를 한 방에 날려 보내는 방법이 바로 푸른 바닷물에 풍덩 빠지는 것이다.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이 무섭다면 발을 담가보는 것도, 아니 흰 거품을 내면서 달려드는 파도만 보아도, ‘쏴악’하는 파도 소리만 들어도 온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바다로 피서를 떠난다.

 

 

 

 ▲ 여수엑스포 아쿠아리움에 관람객들

 

여수엑스포 찍고서

‘부모님 살아생전에 어떻게 엑스포를 볼 수 있느냐?’면서 거동조차 힘든 부모님을 휠체어에 모시고 여수엑스포를 관람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실제 대전 엑스포가 열린지 20년만에 여수엑스포가 열렸으니까 아이들에게도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이다.

 

 

이번 여름휴가를 조금 넉넉하게 남해안으로 잡는다면 먼저 엑스포를 보고서 가까운 여수의 섬으로 피서를 떠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섬들이 모인 거문도와 백도가 있고, 땀 흘리며 아슬아슬한 절벽 비렁길을 걸을 수 있는 금오도와 안도가 있다. 여기에 최근 KBS TV에서 방영된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의 눈을 확 뜨이게 한 섬, 1억년 전 공룡이 살았던 사도가 있다.

 

 

 

 ▲ 하화도 해식애 절벽 모습, 온통 퇴적암층 전시관

 

 

  ▲ 바다를 가르고 떠나는 뱃길에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거품

 

백야도항 출발 여객선

사도에다 낭도까지 덤으로 보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엑스포에서 밤 늦게 환상적인 ‘빅오쇼’를 보았지만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만한 고통이 뒤따른다. 여수에서 6시20분 출발하는 28번 백야도행 시내버스를 타고서 백야도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한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서 아침을 거르기가 쉽지만 연안 여객선은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낭도를 보지 않고 사도만 생각하면 11시 30분 여객선을 타도 된다.

 

 

‘태평양해운 카페리3호’를 타고서 뒤돌아본 백야도 백호산을 안개가 낀 날 보면 1, 2, 3 봉우리가 구름 사탕을 껴안고 있다. 백야도 등대는 배에서 보는 것이 더 멋있다. 옥색빛 푸르름이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서 푸른 소나무에 둘러싸인 하얀 등대가 뚜렷하게 자태를 뽐낸다.

 

 

지금부터 낭도까지 1시간 남짓 선실로 들어갈 수 없다. 보이는 것마다 섬이고, 섬 둘레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은 사진기를 들이대기가 바쁘다. 들리지 않는 제비의 섬 제리도, 제도 뒷모습을 눈으로 샅샅이 훑어보고 있으면 어느새 첫 기항지 개도 여석항이 나타난다.

 

 

여석항은 천제봉과 봉화산 두 봉우리가 영낙 쫑긋한 개의 두 귀처럼 생겨서 개의 섬 개도에 있다. 숫돌마을 여석항은 개도를 가려는 사람들과 차들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연안 여객선은 무조건 모두 닿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손님이 있으면 기항을 한다. 오늘은 개도의 두 번째 선착장인 삐삐가 많은 모전항을 비롯하여 꽃섬 하화도와 상화도를 그냥 지나친다.

 

 

 

 ▲ 낭도 남포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가 고흥이다.

 

 

 ▲ 낭도 해변의 주상절리대, 제주도에 온 기분이다.

 

 

 ▲ 낭도 선착장에 들어서기 전 낭도항 모습

 

 

 

낭도부터 먼저 들려서

용굴이 있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문섬과 아예 여객선 기항지에 포함되지 않은 공룡 발자국 행렬이 있는 용궁으로 가는 섬 추도를 지나 사도에 도착한다. 우선 사도의 아름다움을 바깥에서 제대로 보려면 종점 낭도 상산으로 가는 것이 좋다. 낭도항에 들어서기 전, 살펴보는 바닷가 모습은 ‘한번 저 바닷가로 한 바퀴 돌아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설레게 한다. 가까이 다가서면 제주도의 중문 대포해안에 있는 주상절리대가 같은 갯바위가 보인다. 크기만 다를 뿐 주상절리대와 같은 모양이다. 성인 1인당 2천원의 입장료를 받는 제주 주상절리대에 크게 뒤지지 않는 곳이다.

 

 

 ▲ 150 여 명이 살고 있는 낭도 유일의 3층 건물 복지관

 

 ▲ 여산마을에서 상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

 

 ▲ 상산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본 낭도항구

 

 ▲ 상산 오르는 길에 본 낭도 여산마을, 멀리 옛 여산초교 건물이 보인다.

 

 ▲ 모래가 고운 낭도 해수욕장, 모래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리도와 여산

낭도를 위에서 보면 꼭 이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리도’라 하여 이리 ‘狼’ 자를 써서 낭도가 되었다. 해안선의 길이가 19.5㎞이고, 곳곳에 자그마한 만과 곶이 이어져 있다. 만에는 모래로 된 사빈, 모래밭 해안이 있고, 남쪽에 튀어나온 곳은 암석으로 되어 있어 절벽을 만든다.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중성화산암류가 대부분이다. 토양은 신생대 제4기 고온 다습한 기후 환경에서 만들어진 붉은 색, 적색토가 넓게 퍼져있다. 낭도는 상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구릉지로 되어있어 해안선을 따라서 갯가길을 만들면 어느 둘레길 부럽지 않은 재미있는 길이 될 것 같다.

 

 

‘이리’라는 동물이 포악하고 사나워서 그런지 1952년부터 ‘낭도리’라 부르던 곳을 ‘여산리’라고 행정 구역 명칭을 바꾸었다. ‘여산리’는 예로부터 마을 뒤에 아름다운 산이 있어서 그렇게 불렀고, 낭도에서 가장 큰 마을이 여산마을이다. 지금은 폐교되었지만 초등학교 명칭도 여산초등학교로 널리 자리 잡고 있다.

 

 

 

 ▲ 낭도 해안가의 모습, 빨리 돌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

 

 

 

여유를 갖고 낭도 둘러보기

백야도에서 마지막 기항지인 낭도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낭도에서 1박을 하거나 낭도만을 목표로 가면 여유를 갖고 낭도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은빛 모래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고, 천연 잔디밭 운동장으로 된 화양중 낭도분교에서 낮잠을 자면 천하를 얻는 기분일 것이다. 아쉽게도 학생들이 없어서 낭도분교가 내년에는 폐교가 된다.

 

 

여산마을에서 낭도에서 두 번째로 큰 규포마을까지 걸어서 가면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가을에는 구절초가 핀 바닷가를 거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규포는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꼭 도장, 인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도장방 ‘閨’자를 써서 규포가 되었다. 낭도에만 해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962점이라고 하는데 하나씩 찾아본다면 좋을 것 같다.

 

 

 

▲ 낭도 상산 오르는 길은 이런 밭둑과 풀밭을 걸어야 한다.

 

▲ 상산 오르는 길가에 핀 물레꽃, 은은한 꽃술이 유혹을 한다.  

 

▲ 몇번이고 꼬이고 꼬여가면서 꽃을 피는 타래난초, 요즈음 들판의 요정이다.

 

▲ 비 온 뒤에 술패랭이꽃, 비에 흠뻑 젖어서 사진 찍는데 애가 먹었다.

 

▲ 다이아몬드 반지에 박힌 보석처럼 탱탱한 알이 가득한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 장미과에 속한 이스라지 붉은 열매, 앵두 같아 한 입에 쏙 넣어보고 싶지만 맛이 떫다.

 

▲ 엉겅퀴 꽃은 벌레들이 꿀을 찾아 몰려드는 꽃이다.

 

▲ 요염하고, 윤곽이 뚜렷한 하늘말나리

 

 

낭도 상산과 사도 전망

사도와 낭도를 하룻만에 보려면 할 수 없이 상산을 먼저 올라야 한다. 낭도 선착장에 내려서 마을 복지회관 옆 등산로를 따라 280m의 상산을 오르면 낮은 데에서 높은 데까지 꿈의 섬 사도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어 좋다. 상산으로 오르는 길이 완만해서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상산을 올라가면서 숲 사이 터진 곳으로 살짝 얼굴을 내민 사도와 추도를 보는 재미는 사도에 가는 것 못지않다.

 

 

상산 오르는 길 처음은 언덕 위에 온통 풀밭과 밭으로 되어있고, 시멘트 포장길이어서 심심하지만 그것도 잠시 20분 정도 지나면 키 작은 소나무 숲 사이로 지난다. 풀과 나뭇잎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밟으면서 포근한 기분에다 하얗고 노란 들꽃과 붉은 열매들이 눈을 호강시켜 준다.

 

 

노란색 짚신나물이 차근차근 꽃을 피웠다면 보기 드문 물레꽃이 더 큰 노란색 잎으로 기를 팍 죽인다. 술패랭이꽃이 엊저녁 내린 빗줄기에 흠뻑 젖어서 뽀얀 속살이 드러난 연분홍빛 적삼을 애써 감추고 있어 사진을 찍느라 애먹었다. 언덕 길 따라서 진한 주홍색빛 가장자리가 뚜렷한 윤곽선을 드러낸 강한 눈빛의 하늘말나리의 카리스마에 기가 죽었다. 숲이 있는 곳마다 산딸기가 흐드러지게 맺어서 톡톡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애기 사과처럼 쪼그만 것이 윤기가 나는 붉은 색 이스라지 열매는 탐스럽기만 하다.

 

 

 

▲ 상산 오르는 길은 푹신푹신한 길이 쭈욱 뻗어있다.

 

▲ 상산을 오르면서 눈을 뗄 수  없는 사도의 모습, 공룡이 뛰어놀았던 수억년의 세월이 신기하기만 하다.

 

▲ 상산 오르는 길에 만난 낙락장송(落落長松)의 의미를 알게 하는 커다란 소나무

 

▲ 낙락장송 아래 앉아 내려다 본 사도의 모습

 

▲ 낭도 상산 봉수대의 모습,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지만 호국의 의지는 대단한 곳이다.

 

▲ 상산 봉수대의 정상 표시와 일제강점기에 설치한 기준점 표시

 

 

 

상산 고송과 봉수대

한 고개를 넘어 새 고개에 들어서면 위용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사도를 내려다보고 있다. 한 그루는 낙뢰에 생명을 다 했지만 죽어서도 형제를 달래주고 있다. 아마도 오래 전에 낭도에 사는 아이들이 이곳까지 소 먹이러 와서 여자만 바다를 보고서 큰 꿈을 키웠을 것이다. 소나무 가지를 빌려서 소고삐를 풀어서 그네줄을 만들기 좋은 넉넉한 가지였다. 세찬 하늬바람에도 끄덕 없이 낙락장송한 소나무가 부럽다.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난 사도를 보면서 ‘어쩜 저렇게 작은 섬들이 수 억 년을 버티면서 서로 정답게 살아왔을까?’를 생각한다. 7개의 섬을 하나씩 떼어서 따로 보아도 보석 같이 빛이 나지만 낭도 상산 낙락장송과 팔 베게하면서 힐끗 쳐다본 것이 훨씬 멋져 보인다.

 

 

등산로가 만들어지기 전에 혼났던 기억을 되살려 가졌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상산 꼭대기에 올랐다. 바로 낭도 봉수대로 이곳에서 고흥 팔영산과 화양면 백야곶봉수대를 연결해 주었다. 누가 보아도 여자만에서 가장 높은 낭도 상산에 봉수대를 설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정자가 흔하기 전부터 만들어진 낭도 선착장 정자

 

▲ 낭도 지킴이 강창훈 님과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있는 젖샘 낭동생막걸리

 

 

 

시간에 쫓기면서 해초비빔밥

지금은 돌무더기뿐인 낭도 봉수대에 올라 봉수는 못 올리고 근처 적금도에 사는 분께 전화를 건다. 둔병도와 여자만의 섬들과 화양반도가 눈 가까이서 멈춘다. 사방을 둘러보았으니 이제 내려갈 차례, 오를 때는 꽃들과 눈인사를 하느라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내려가는 길은 희미하고 작은 것들이 하나씩 제 모습을 드러내 쉽게 내려올 수 있었다.

 

 

어릴 적 공부를 하기 위해서 뭍으로 떠났던 강창훈 님은 12년 전 예쁜 색시와 함께 가족을 데리고 고향으로 들어왔다. 유명한 낭도막걸리의 명맥을 잇고, 문화관광해설사로 낭도 지킴이로 나섰다. 지금도 마을 구판장을 빌려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낭도에서 직접 갯것을 한 가사리와 우뭇가사리, 톳, 몰, 파래 등을 넣어서 해초비빔밥과 백반을 팔고 있다.

 

 

 

▲ 낭도 선착장에 배가 닿아서 관광객과 차가 내리고 있다.

 

▲ 공룡이 지키고 있는 사도의 선착장 입구

 

▲ 사도의 길은 박석을 깔고 잔디를 심어서 푸른길이다.

 

▲ 벅수처럼 공룡이 버티고 서있는 사도 입구

 

▲ 사도 모든 주택이 민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다고 하지만 갯가길만 걸어도 2시간은 족히 걸린다.

 

 

 

사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낭도의 맛이 흠뻑 들어있는 점심을 맛있게 먹고서 오후 1시 10분에 출발하는 차도선을 타고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바로 옆 사도로 향한다. 이미 배를 타고 들어오면서 보았고, 낭도 상산에 올라 위에서 내려다본 사도를 보아서 신비함이 덜하다.

 

 

최근 ‘1박2일’에서 소개되면서 올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뜨고 있다. 사도는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진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다. 해마다 음력 2월 15일경이면 인근 추도와의 사이에 2~3일 간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현상이 나타난다.

 

 

7개의 섬 사도와 추도, 간데섬, 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진대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것이다. 평소에도 5개의 섬은 이어졌거나 잘 이어지지만 모세의 기적은 1년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면 사도와 시멘트로 이어진 ‘나끝’과 ‘추도’가 이어지는 것이다. 바다 밑바닥이 물 위로 드러나면서 육지와 연결되는 것을 ‘육계사주’라고 한다. 육지와 연결된 섬을 육계도라고 한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나와 낙지, 해삼, 개불, 고둥 등을 줍는다.

 

 

 

▲ 퇴적암 지층이 뚜렷하게 보이는 사도는 지구과학 학습장

 

▲ 사도 골목길은 몽돌로 쌓은 돌담길, 길바닥에 보도 블럭이 어울리지 않는다.

 

 

▲ 참나리꽃과 가운뎃섬 가는 길

 

▲ 시루섬으로 가는 길에 만들어진 양면 해수욕장 남쪽 바닷가에는 밀려든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 성난 파도가 먼바다에서 밀려와 힘차게 바위를 친다.

 

▲ 90도의 수직벽을 만든 해식애,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 어느 하나 똑같지 않은 시루섬 암반, 자연이 빚은 대단한 조형물에 감탄을 한다.

 

 

▲ 거센 파도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잡고 있는 일엽편주

  

 

▲ 거품을 물고서 달려드는 성난 파도가 무섭지만 그린 그림은 멋지다.

 

 

 

지구 역사 학습장

선착장에 내리면 거대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의 모형이 반겨준다. 사도와 추도에서 공룡발자국화석이 많이 발견되어서 공룡 공원이 된 것이다. 사도에서 755점, 추도에서 1,759점이나 된다. 종류도 다양해서 앞발을 들고 뒷발만으로 걷는 조각류, 육식공룡인 수각류, 목이 긴 초식공룡인 용각류 등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이 중에서 조각류 발자국이 전체의 81%에 달할 정도로 많이 나타났다.

 

 

공룡 발자국이 나타난 것은 이곳이 옛날 호숫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룡이 호수 가장자리를 걸어갈 때 흔적이 퇴적암으로 남은 것이다. 진흙으로 된 이암층이 파도에 의해서 침식되면서 하나씩 드러났다.

 

▲ 얇은 진흙 지층이 한 꺼풀씩 벗겨지면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나타난다.

 

사도의 바닷가의 돌을 보면 물결자국이 뚜렷한 바위와 바위가 쩍쩍 갈라진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퇴적암층에는 공룡발자국과 함께 물결자국 화석 연흔(連痕)이 나타난다. 연흔은 물이나 파도에 의해서 모래 퇴적물이 쌓이면서 표면에 요철이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 자연이 만들어낸 조형물, 보면 볼수록 그 아름다움이 넘친다.

 

사도에는 물속에 쌓인 퇴적물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퇴적물 속에 들어있던 수분이 증발하고, 수축되면서 나타나는 균열 현상인 건열(乾裂)을 볼 수 있다.

 

 

▲ 참나리꽃이 활짝 핀 시루섬 바위와 파도가 잘 어울린다.

 

▲ 제주도 용두암의 용 꼬리가 이곳 시루섬에 닿았다는 용의 꼬리, 용미암

 

 

자연 미술관

사도에 들어서면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미술관이 된다. 그것도 오랜 세월 내려온 전설의 이야기가 있어서 한 바퀴 돌고 나면 상상의 나래가 꼬리를 물고 나온다. 불과 20 여 명이 살고 있는 사도는 사람 사는 골목마다 몽돌로 싼 돌담이 인상적이다. 아쉬운 것은 예뻐 보이려고 골목길에 보도블록을 깐 것이 눈에 거슬린다.

 

 

 

▲ 퇴적암으로 된 넓은 바위 위에 둥근 바위들이 나뒹굴고 있다. 파도에 쓸려서 춤을 추고 있다.

 

 

▲ 사도와 가운뎃섬을 잇는 다리, 옛날처럼 바위를 딛고서 건넜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도를 벗어나 옛적에는 돌 위를 건너다니던 길에 다리가 생겼다. 다리 건너기 전에 만나는 절벽은 퇴적암층으로 시루떡을 쌓은 것처럼 층층이 암석이 쌓여있다. 오른쪽 해변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가운데 섬 중도 바깥쪽 절벽 위에 숱한 세월 동안 걸터앉은 오래 된 소나무가 고고하게 보인다. 길가에 피어있는 참나리꽃이 얼굴을 환하게 비춘다.

 

 

가운데섬, 중도를 지나 시루섬으로 가기 전까지 모래로 된 양면 해수욕장이 있다. 사빈해수욕장인 이곳에서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단체로 입수를 한 곳이다. 파도가 세게 밀어치는 남쪽과 잔잔한 북쪽 양면이 각기 다른 모습이어서 이곳저곳 넘나들면서 해수욕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나가면 누구나 굵은 모래 위에 텁석 주저앉아보고 싶은 양면 해수욕장이다.

 

▲ 여러 바위가 모여서 거북이 모양을 만들었다. 모자이크한 거북바위에서 이순신장군이 거북선을 구상했다고 한다.

 

▲ 코와 인중, 입술이 드러난 얼굴 바위

 

시루섬으로 건너가면 이순신장군이 거북선을 만들 때 참고하였다는 ‘거북바위’를 쳐다보면 꼭 거북모양이다. 가운데섬에서 시루섬을 보면 바닷가로 튀어나온 바위가 사람 얼굴 이마와 코 모양처럼 생겨서 ‘얼굴바위’와 이순신 장군이 나라 일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는 ‘장군바위’가 있다.

 

▲ 시루섬 꼭대기에서 떨어진 큰 바위를 보면 끔찍하다.

 

▲ 시루섬에 공룡알 같고 지구 모양처럼 둥근 바위가 불안하게 놓여있다.

 

▲ 마당바위 위 천장에 들어있는 규화목 화석

 

 

▲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음악당 바위

 

지구 모양으로 생긴 커다란 바위가 굴러 내려와 언제 어떻게 될지 불안을 느끼면서 걷는다. 거칠 것이 없이 확 트인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흰 거품을 집채 같이 만들어 부딪힌다. 100명이 넘은 군사들이 모여서 작전 계획을 세웠다는 멍석바위, 야외 음악당 같은 널찍한 바위가 있다. 굴처럼 깊숙이 들어간 천정 바위를 올려 보면 나무 모양의 화석, 규화목 화석이 있다.

 

 

파도가 순식간에 밀려들면서 건너기가 힘들다. 그곳에 바로 용의 꼬리처럼 생긴 용미암이 있다. 제주도에 용두암이 바다를 건너 사도 시루섬에 꼬리를 내민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용미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마그마가 암석 틈 사이로 흘러내려 굳은 것으로 암맥(巖脈)이라고 한다.

 

 

▲ 사도 산책로에 들어선 소나무가 쓰러졌는데도 그 모습 그대로 버티고 있다.

 

▲ 사도 산책로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자라고 있는 소나무

 

▲ 하늬 바람에 시달린 소나무 가지가 앙상하게 붙어있다. 

 

▲ 오동도를 연상케 하는 신이대숲길을 따라 산책로를 내려간다.

 

▲ 앞쪽 해수욕장과 다르게 마을 뒷쪽 밭의 모습이다. 

 

▲ 종려수 나무가 자라고 있는 사도 공원의 이국적 풍경

 

▲ 공원과 정자 너머로 훤히 뚫린 바다의 모습이 섬만의 경치를 만들어낸다.

 

▲ 사도 몽돌밭 해수욕장에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이 많다.

 

▲ 아름다운 사도의 모습을 즉석에서 그림으로 그리는 관광객

 

 

사도 둘레길

가운데섬을 거쳐 사도로 나오면서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여수의 섬들이 다 그러하듯 먼 바다와 이어진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그 절벽에 소나무가 굳세게 자라고 있는 산수화 한 폭의 그림을 본다. 오랜 세월 동안 거센 바람을 견디고 잔가지와 나뭇잎을 생살 찢어내는 고통을 겪고 단촐하게 줄기와 가지를 뻗은 모습이다.

 

 

산꼭대기에는 멀리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해송의 그늘 아래는 큰 소리로 들리는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신이대 숲으로 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오동도 숲길이 연상된다. 마을 뒤쪽 바닷가에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방풍나물이 꽃을 피우고, 장미들도 예쁘게 피어있다. 이국적인 종려수나무들과 정자, 몽돌과 자갈로 된 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이 텐트를 치고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 3가구에 3명이 살고 있는 추도, 돌담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용궁 가는 길 추도

면적 0.89㎢, 해안선길이가 6.4㎞인 사도는 1시간 남짓 걸리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건성으로 걷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꼼꼼히 살피면서 걸으면 거의 2시간이 걸린다. ‘1박2일’에서 꿈의 섬으로 알려진 추도를 가려면 별도의 낚시선을 타고 10분 걸려서 간다.

 

 

추도는 취나물이 많아서 ‘취’자를 썼으나 한자로 고치면서 미꾸라지 추(鰍)를 써서 추도라고 하였다. 선착장에 내리면 집집마다 돌담을 볼 수 있다. 이 돌담은 등록문화재 제367호로 지정되었다. 돌로만 쌓은 ‘강담’ 구조로써 돌의 크기와 형태는 일정치 않고, 평평한 것부터 둥근 것까지 다양하며 대체적으로 길이가 10cm에서부터 큰 것은 30~50cm정도이다.

 

 

추도는 멀리서 보면 2개의 섬으로 된 것처럼 보이는데 그 사이가 바로 ‘용궁 가는 길’이 나타난다. 이렇게 된 것은 퇴적암을 거의 수직으로 꿰뚫고 들어간 맥암이 나중에 떨어져 나가서 생긴 틈이다. 칼로 두부를 자르듯 수직으로 세워진 암벽은 퇴적암층으로 지층에 대해서 제대로 학습을 할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러난 널따란 바위에는 84m에 이르는 43개의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보행 공룡 화석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한다.

 

 

▲ 사도에서 떠나는 배를 타고서 백야도로 간다.

 

▲ 가수 성시경이 극찬하였다는 나진 국박집 벽에 붙은 1박2일 멤버들의 사인

 

▲ 흔한 국밥이지만 맛은 결코 흔하지 않은 나진 돼지머리국밥

 

▲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국밥 상차림

 

▲ 집은 평범하지만 맛은 평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맛있는 식당들의 등장으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화양면 면소재지 나진 거리

 

 

돌아오는 길 화양면 나진 국밥

오후 4시 40분에 출발하는 차도선을 타고서 백야도항으로 되돌아온다. 낮이 짧은 동절기에는 돌아오는 배 뒤편으로 해 떨어지는 모습은 붉은 노을이 지는 경치가 장관이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기다렸다가 시내버스를 타고서 나진에 내려 저녁 식사를 한다.

 

 

화양면 나진에는 유명한 식당이 많다. 목장원 식당의 한정식과 화양식당의 낙지볶음, 토박이국밥의 열무김치냉면도 있지만 국밥으로 유명한 나진국밥이 있다.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옛날 면소재지의 화려함과 번화가로서 모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흐믓하다.

 

 

사도에서 촬영한 ‘1박2일’ 팀들이 이곳 국밥집에서 식사를 했다는 기록이 붙어있었다. 1인분에 6천원 하는 돼지머리고기 국밥에는 고기가 듬뿍 들어있고, 시원한 국물맛이 장터 국밥을 떠오르게 한다. 시장기를 달래주지만 이웃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출처 : 여수갈매기 한창진
글쓴이 : 여수갈매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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