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비 얘기여.
방송을 이리저리 틀어봐도 비 얘기뿐,
하루종일 가슴 아프고 못나빠진 얘기들 뿐이네 그려.
이럴 땐 가까운 친구들하고 술 한 잔 하고픈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 이럴 때 친구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그 걸 잘 모르겠단 말이야.
친구들을 알다가도 모르겠어.
언제 우리가 만났던 일이 있었던가.
그래 엊그제 만났던 것 같기도 하고,
반갑다 하고,
한정없이 기쁘다 하고,
만나서 얘기하고,
술도 권하면서 2차,3차까지 간 일도 있었는데,
별 뜻 없었나 그런 생각도 든단 말이야.
모두들 철 들 때까지 기다릴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어.
넉넉잡고 5년, 아니 더 5년은 족히 걸리겠어.
지금 아이들 대학 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그리고 우리들 더 늙고 병들고 나면,
그 때나 철 들어서 만날 수 있을까.
그래 너무 늦다, 너무 늦어, 늦다고,
우리 친구들 참 못났다,
그지.
잘 나가는 세대를 생각하면 뒤 쳐진 감이 들어.
시대 탓일까, 못나서 그럴까.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서글픈 생각이 들단 말이야.
그래 못나서 그럴까.
시작도 안해보고 그런 건 아닐까.
열심히, 또 열심히,
그렇게 살아 보기만 하면 다가 아닌데 말이야.
좀 지혜롭게 살았으면 해.
그저 뜻없이 만나서, 웃고 히히덕 거리고,
색깔만 요란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떠들고,
밀물처럼 왁자지껄 밀려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썰물처럼 훵하니 사라져 버리는
그런 친구들은 되지 말자구나.
그래 요즘은 비 얘기 뿐이지.
세상이 온 통 다 그렇다고,
덩달아서 자신을 잊고 살지는 마시게나.
내가 누군지,
왜 사는 건지,
왜 친구들을 만나는 건지,
친구들 안부를 묻고, 사는 형편도 물어 보고,
어느게 중하고 우선해야 되는지,
우리들 만남은 어떤 만남인지,
소중한 만남인지,
그저 걸쳐가는 그런 만남은 아닌지,
그래 비 얘기를 하려다
온 갖 넋두리며 푸념을 하여 버렸네.
친구들, 친구들 고마워.
친구들이 고마우이, 친구들이 고맙다고,
우리 또 만나자구나.
- 2006. 7. 17 아침, 친구들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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