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풀꽃사랑에서는 2010년 마지막 답사를 18일 여수 마래산과 호암산으로 다녀왔다. 걸으면서 발로 느끼는 여수의 멋과 혀로 느끼는 여수의 해산물 맛과의 만남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마지막은 깨가 쏟아지는 깨장어로 끝을 냈다.
참여정부 때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님께서 여수에 오시는 길에 함께 하셨다. 정수석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상임부위원장으로 여수 유치를 위해 혼신의 정성을 쏟아주셨다. 특히 실사단이 왔을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났는데도 노무현대통령께서 헬기를 타고 오셔서 특별한 경험인 함상 만찬에 실사단을 초대까지 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밤에 대통령께서 헬기를 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성사시킨 것이었다.
그 유치의 주역인 정수석께서 박람회장이 내려다보이는 마래산에서 만감을 느낀 것 같았다. 생각한 대로 국가가 적극 나서서 박람회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마음 아파 하였다. 박람회장으로 들어오는 각종 SOC 예산이 깎인 것과 시내 도로 확장 같은 예산은 책정 조차 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오랫동안 박람회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오죽하였으면 여수시민이 뿔 나서 그토록 바라던 박람회를 반납하겠다는 말까지 나왔겠느냐는 뜻에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여수박람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대통령님 생각에 코가 시큰거렸다.
"대통령께서는 임기 말에 두 가지 소원이 있었다. 첫째는 반기문 외교부장관을 유엔 사무총장을 만드는 일이었고, 둘째는 여수박람회를 유치하는 것이었다."
또, 한 분의 손님은 순천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겹하여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다가 참여정부 시절에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허 선 박사이다. 내가 보낸 메일을 받고 순천 오는 길에 함께 하였다.
2010년을 보내면서 아쉬웠는지 평소보다 많은 30명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마래산 꼭대기에서 박람회장을 보면서 "여수박람회 화이팅!"을 외치면서 성공을 한 마음으로 기원하였다.
마래산 타워에서 아름다운 여수 경치를 사방팔방으로 둘러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더하였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아름답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뿌옇게 흐린 날씨 때문에 환상적인 경치를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만족해 하였다.
실사단이 왔을 때 불타버린 마래산에 나무를 심어서 가꾸기 위해 만들었던 물탱크가 있다. 이 공사를 하기 위해서 별도로 만든 길로 내려왔다. 이 길은 우리 지역 산악 자전거 매니어들이 점프 등을 하는 곳이었다. 어린 학생까지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모습에 부러움과 함께 든든함이 느껴졌다.
마래산 쓰레기매립장을 보면서 박람회 기간 동안 주차장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호암산으로 들어서 편평한 잔디밭에 둘러앉아 간식을 나눠 먹었다. 정찬용 수석께서 좋아하는 막걸리에 안주로 여수의 자랑 서대회도 있어서 한 순배 돌리는 순간 감동이 넘쳤다. 찐 달걀과 고구마를 내놓고, 정성껏 깎은 배와 감, 떡, 뜨끈뜨근한 유자차, 기다리고 있는 깨장어 생각에 애써 절제를 하였다.
이제는 오늘 답사의 하이라이트, 여수에서 보기 드문 절벽 타기이다. 호암산 정상 범바위로 오르는 길에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길게 늘어뜨려있는 밧줄, 흔들거리는 밧줄에 유격 훈련 기분을 낸다. 서로 조심하라는 주의에 낑낑대고 정상까지 올랐다.
이곳 호랑산 범바위는 옛날 건너 대성마을 아가씨가 워낙 예뼈서 호랑이들까지 탐을 내었다. 백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물 한 모금도 먹지 않고 기도를 하면 사람으로 변한다는 신령의 말에 호랑이가 견디지 못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안고 있는 곳이다.
불과 280m에 지나지 않지만 경사가 가파른 곳이어서 힘들텐데 임영숙님은 몸매 관리를 위해서 훌라후프를 돌린다. 풀꽃사랑 얼짱 언니들은 사진을 찍어달라고 조른다. 이런 모습에 모두들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산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은 온통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무릎에 통증이 전달된다.
3시간 걸려서 마래산과 호암산 답사를 마치고 깨장어구이를 먹기 위해서 미평 주공아파트 옆 표주박 식당을 찾았다. 표주박 식당은 장어 소금구이, 장어 양념구이, 오리구이 등이 유명하지만 깨장어양념구이도 빼놓을 수 없다. 깨장어양념구이는 어린 붕장어, 아나고 새끼를 양념을 발라 구어서 가지런히 놓아서 내온다. 1인분에 13,000원 하는 것으로 깨가 통채로 송송 뿌려져 있어서 더욱 고소하다.
상추쌈에 깨장어 양념구이를 얹어 먹으면 힘이 파해져 가는 연말, 기운이 팍 솟게 만들어 주는 보양식이다. 이렇게 깨장어양념구이로 힘을 내서 2011년에는 가정마다 더욱 좋은 소식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빌어보았다.
"풀꽃을 사랑하는 여수시민 여러분,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2011년을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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